2025년 5월 29일 목요일 오후 7시 40분 KBS'한국인의 밥상'에서는 경기도 양주 맹골마을의 전통주를 복원한 김영자 명인을 방송했습니다. 벼누룩 술을 복원한 김영자 명인을 만나보고 아래에서 전통주 체험 신청과 벼누룩술을 택배 주문해 보세요.
남편 때문에 빚기 시작한 술, 인생의 향기를 담다 – 경기도 양주
처음에 술을 빚기 시작한 건 술 좋아하는 남편이, 조금이라도 건강한 술을 마셨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수원 백씨 문중의 전통주를 복원한 김영자 (76세)씨의 술 인생은 남편 때문에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궁중 연회에 올랐던 벼누룩 술은 250년 전 궁중 나인에 의해 수원 백씨 문중에 전해왔는데, 어느 순간 명맥이 끊겼다고.
처음에는 누룩을 제대로 발효시킬 줄 몰라 기껏 만든 술을 버리기 일쑤였다.
그리고 10여 년 연구 끝에 되살아난 벼누룩 술은 맑은 자태와 산뜻한 과일 향을 자랑한다.
벼누룩 술은 집안 제사에 올리는 녹두전과 찰떡궁합을 자랑하는데.
음식에 있어서도 예의와 품격을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시어머니는, 전을 부칠 때 밀가루를 절대 사용하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그래서 녹두를 정성껏 맷돌에 갈아 고사리와 김치를 올리는 시어머니의 방법 그대로 ‘녹두전’을 부친다.
마을에서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는, 막걸리와 함께 ‘연푸국’을 냈다.
북어로 국물 내고 좁쌀 가루를 푼 다음, 두부를 나박나박 썰어서 만든 ‘연푸국’은 죽에 가까운 형태.
뜨끈한 국물에 두부로 속을 든든하게 채울 수 있어서 막걸리 안주로도 그만이란다.
시어머니에게 혼나는 날이면 시아버지가 몰래 구워주시던 ‘가마솥통닭구이’도 그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추억의 맛이다.
오래된 기억과 시간을 담은 며느리의 술상. 기쁨을 나누고 고단한 삶에 위로를 건네는 밥상을 만나본다.
양주시 남면 매곡리를 찾아갔다. 이곳에서 수원 백씨 전통주‘벼누룩 술’를 만드는 명인 김영자 씨를 만나 이 술의 향과 맛의 비결을 물었다.
그는 이날 오후 다음날 설 차례상에 오를 음식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전을 부치는 고소한 기름 냄새가 집안 곳곳에 퍼졌다. 명태전·새우전·굴전·두부전·동그랑땡 등이 채반에 가득하다.
소고기의 깊은 맛을 살리는 육전도 부쳤을 텐데, 어디에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술 이야기가 시작되자 명인 김영자의 눈빛이 살아난다.
"우리나라 전통주는 주로‘밀누룩’과 ‘벼누룩’을 사용한다. 발효가 잘되는 건 밀누룩이지만 벼누룩은 누룩취가 거의 없는 게 장점이다.
밀누룩으로 빚은 술은 무난한 맛을 낸다. 후덕한 맏며느리처럼 유순하고 묵직한 맛이다.
벼누룩 술은 맛이 깔끔하고 향이 날카롭다. 젊은 처자의 앙칼진 외모와 성격을 닮았다."
설 전날인 1월 28일 오후, 맹골마을 자택에서 설 명절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김영자 명인.
한기홍 기자 술은 독에서 한 달을 익어야 제맛을 낸다.
방금 독에서 꺼낸 탁주와 청주를 번갈아 마셔본다.
강렬하고 부드러운 꽃향이 금세 입 안을 점령한다.
탁주는 알콜도수 12도, 청주는 18도에 이르지만 두 술의 높은 알코올 함량을 의식하기 어렵다.
그 정도로 술의 향이 알코올의 쓴맛을 압도하는 것이다. "이 술의 유래는 조선 왕실이다.
당시 후궁들은 임금의 정을 얻기 위해 좋은 술 개발에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아마도 가문의 제조 비법이 총동원됐을 것이다.
한 궁인의 지녔던 비결이 백씨 문중에 전해진 것이다."
술독에서 한 달이 지나 완전히 숙성한 벼누룩 술의 모습.
명인의 술은 탁주와 청주를 한꺼번에 빚지 않는다.
따로따로 담궈야 두 종류의 술이 제 맛을 낸다.
한기홍 기자 일명 ‘맹골마을’로 불리는 매곡리는 조선 초 무렵부터 수원 백씨 집성촌이 형성돼 현재까지 그 터전을 유지했다.
한때 마을의 절반이 넘는 세대가 수원 백씨 문중에 속했으나, 지금은 15세대 정도가 수원 백씨 집성촌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맹골마을은 양주시 남면에 있는 자연부락이다.
‘남면’은 양주에서도 최북단에 속하는 지역이지만 파주와 경계를 이루는 ‘감악산’ 아래에 있어 남면이라 불린다.
명인이 빚는 탁주의 알코올 도수는 12도다.
감미료, 탄산, 주정 등 첨가물이 일절 포함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맹골’은 명성황후의 은신처로 알려진‘국가민속문화재 제128호’ 고택이 자리해 있는 마을이다.
명성황후가 실제로 살지는 않았지만 왕후를 위해 선택한 땅인 만큼 풍수지리적 관점에서 유복한 터라는 점은 분명하다.
맹골마을은 2006년 행정안전부 주관 ‘접경지역 특화사업’의 일환인 체험마을로 지정됐다.
코로나가 창궐할 때 주춤했지만 현재 방문객은 연간 1만 명을 상회할 정도로 이 마을의 사업은 활성화 돼 있다.
명인의 청주는 알코올 도수가 18도로 소주와 비슷하다.
향기가 워낙 좋아 소주의 쓴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한기홍 기자 백수현 전통가옥, 선조 때 대사헌을 지낸 백인걸 선생 묘소, 신암저수지, 감악산 등 역사와 자연이 아름답게 공존한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이 마을 전통의 정수(精髓)는 김 명인의 벼누룩 술이다.
"2000년 무렵 백수현 선생이 제게 벼누룩 술을 가르쳤다. 선생은 명주의 전통 단절을 우려했고, 호주가인 남편도 벼누룩 술의 재현을 제게 강하게 기대했다.
이렇다 할 제조법이 없었기 때문에 수십 가마의 쌀을 소비해가며 연구를 거듭했다.
전국의 술 명인들도 두루 찾아 조언을 들었다.
벼누룩을 최고의 상태로 발효시키고 관리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시행착오의 연속이었지만, 마침내 백수현 선생이 ‘바로 이 맛!’이란 결론을 내렸다. 옛 술이 환생한 것이다."
김영자 명인의 아들 백의열씨가 마을 입구에 세워 운영하고 있는 카페 ‘행길가 문화살롱’. 맹골마을은 마을기업을 운영한다.
‘수원 백씨 집성촌’이라는 마을 유래와 함께 매곡리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체험프로그램이 문화적,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전통 장 담그기 체험, 맹골 떡 만들기 체험, 맹골 농촌·생태 체험, 자연치유 미술체험, 한지·칠보 공예체험 등이 있다.
김 명인의 전통주 만들기 체험도 물론 이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다.
"1년에 생산되는 술은 그 양이 많지 않다.
마을에서 소비하고, 방문객에게 팔 수 있는 정도의 물량이다.
더 크게 시스템을 구축해 사업화하라는 조언도 많이 듣는다. 그러나 제 생각은 다르다.
무엇이든 천천히, 술 익는 방식으로 시절을 기다려야 크게 성공할 수 있다.
여기서 큰 성공이란 술의 완성도를 최고에 이르게 한다는 의미다.
이 술의 전수자도 누가 될지 모른다.
적당한 사람이 적당한 계기가 되면 나타나겠지. 그 사람을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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